AI에게 자료 정리를 시키면 빠릅니다. 문제는 AI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빈칸을 그럴듯한 말로 채워서 돌려줍니다. 문장이 매끄러워서 더 위험합니다.
그렇다고 안 쓸 수는 없습니다. 걸러내는 순서를 갖고 쓰면 됩니다.
실제로 걸린 사례 세 개
하나, 없는 전통을 만들어냈습니다
동서문학상 자료를 정리시켰더니 “37년 전통”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계산은 맞습니다. 1989년에 시작했으니 2026년이면 37년째입니다.
그런데 이 문학상은 지금 제18회입니다. 매년 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햇수와 회차를 같은 것으로 놓고 계산한 결과, 실제로는 열아홉 번도 열리지 않은 공모전이 서른일곱 번 열린 것처럼 적혔습니다.
AI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주어진 숫자로 계산을 했고, 그 계산이 성립하지 않는 조건을 몰랐을 뿐입니다.
참고로 제18회 삶의향기 동서문학상은 시·소설·수필·아동문학 네 부문을 받고, 대한민국 여성이면 응모할 수 있으며, 총상금 7,900만 원에 마감은 2026년 9월 29일입니다(2026년 9월 10일 확인). 이 숫자들도 응모 전에 주최 측 공고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둘, 원문에 없는 문장을 인용문으로 만들었습니다
공모전 심사평을 정리한 자료에 큰따옴표가 붙은 인용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문장이 좋아서 그대로 옮길 뻔했습니다.
심사평 원문을 열어 확인했더니 그런 문장은 없었습니다. 뜻은 비슷했지만 표현이 달랐습니다. 요약한 말에 따옴표가 붙으면서 원문인 것처럼 굳어진 것입니다.
숫자가 틀리면 고치면 됩니다. 하지만 없는 말을 인용하면 글 전체의 신뢰가 무너집니다.
셋, 틀린 블로그를 그대로 받아 적었습니다
시험 공부를 할 때 노트북LM을 씁니다. 제가 가진 자료를 직접 넣고 물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넣어준 것 안에서만 답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답을 찾게 하면 달라집니다. 어떤 블로그가 잘못 올린 내용을 가져와도, AI는 그것이 틀렸다고 바로잡지 못합니다. 실제로 문제의 답을 헷갈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AI는 정보가 맞는지 판단하지 않습니다. 눈앞에 있는 글을 정리할 뿐입니다. 그러니 어떤 글을 눈앞에 놓아주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그래서 순서가 하나 앞당겨집니다. 걸러내기는 답을 받은 다음이 아니라, 무엇을 읽힐지 정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확실한 자료가 손에 있다면 검색시키지 말고 그것을 직접 넣으십시오. 확인할 범위가 내가 넣은 자료로 줄어듭니다.
AI가 특히 잘 틀리는 다섯 가지
세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AI가 자신 있게 틀렸습니다. “확실하지 않습니다” 같은 말이 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디를 의심해야 하는지 미리 알아두는 편이 빠릅니다.
- 회차와 연차 — 격년제나 중단된 해가 있으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 올해 요강 — 분량·상금·마감은 해마다 바뀌는데 AI는 지난해 정보를 그대로 씁니다
- 사람 이름과 직함 — 수상자, 심사위원, 담당자 이름은 특히 자주 뒤바뀝니다
- 따옴표 붙은 문장 — 요약을 인용문으로 굳혀버립니다
- 응모 자격 — 지역 제한이나 나이 제한처럼 몇 글자짜리 조건이 통째로 빠집니다
마지막 항목이 가장 아깝습니다. 자격이 안 되는 곳에 원고를 보내면 심사에 오르지도 못한 채 끝납니다.
3단계로 거릅니다
1단계, 숫자에 동그라미를 칩니다
AI가 준 글에서 숫자만 먼저 표시합니다. 연도, 회차, 금액, 인원, 마감일. 나머지 문장은 아직 읽지 않습니다.
숫자는 틀렸을 때 가장 크게 다치는 정보이고, 확인이 가장 빠른 정보이기도 합니다. 열 개 중 여덟 개는 여기서 걸립니다.
2단계, 원문으로 갑니다
검색 결과 요약을 근거로 삼지 않습니다. 주최 측 공고, 신문사 원문, 기관 홈페이지까지 갑니다.
특히 큰따옴표가 붙은 문장은 예외 없이 원문에서 찾아 눈으로 확인합니다. 찾지 못하면 그 인용은 버립니다. 비슷한 문장으로 바꿔 쓰지도 않습니다.
3단계, 확인 안 된 것은 지웁니다
가장 어려운 단계입니다. 좋은 정보인데 출처를 못 찾으면 아깝습니다. 그래도 지웁니다.
확인 못 한 항목을 “아마도”, “알려진 바로는” 같은 말로 감싸서 남기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읽는 사람은 그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책임은 글쓴이에게 남습니다.
그러면 AI를 쓰지 말아야 합니까
아닙니다. AI에게 시킬 일과 사람이 할 일이 다를 뿐입니다.
자료를 모으고 구조를 잡는 일은 AI가 훨씬 빠릅니다. 그 자료가 사실인지 판단하고,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정하는 일은 사람이 합니다. 이 경계를 지키면 AI는 도구가 되고, 넘으면 사고가 납니다.
정리하면
- 숫자부터 표시하고, 나머지는 그다음에 읽습니다
- 검색 요약이 아니라 주최 측 공고와 원문까지 갑니다
- 따옴표 붙은 문장은 예외 없이 원문에서 찾습니다. 없으면 버립니다
- 확인 못 한 정보는 감싸지 말고 지웁니다
- 확실한 자료가 있으면 검색시키지 말고 직접 넣습니다
- 자료 수집은 AI가, 사실 판단은 사람이 합니다
이 순서를 한 번 몸에 익히면 시간이 더 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 쓰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확인하는 것보다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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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받을 때부터 검증하기 쉽게 만드는 프롬프트입니다.
아래 주제로 자료를 정리해줘.
[주제를 여기에]
규칙:
1. 확인 가능한 출처가 있는 정보만 쓴다
2. 각 항목 끝에 출처 URL을 붙인다
3. 출처를 찾지 못한 항목은 "출처 없음"이라고 표시한다
4. 추측으로 채우지 않는다. 모르면 모른다고 쓴다
5. 인용문은 원문 그대로만 쓰고, 요약에는 따옴표를 붙이지 않는다
숫자(연도·회차·금액·마감일)는 따로 표로 정리해줘.
마지막 줄이 핵심입니다. 숫자를 한곳에 모아두면 1단계 검증이 몇 분 만에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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