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마감하는 공모전 중에서도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곳을 골라 깊이 들여다봤습니다. 하나는 37년 역사를 가진 대형 문학상, 다른 하나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신생 공모전입니다. 오래된 곳과 새로운 곳, 공략법은 전혀 다릅니다. 이 글은 앞서 소개한 9월 공모전 정리글의 후속편으로, 그중 두 곳을 실제 데이터와 공고문 기준으로 더 깊이 분석했습니다.
1. 동서문학상 — 데이터로 뽑히는 글을 역추적하다
동서문학상은 회차가 쌓인 만큼, 대상작의 경향을 실제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상작들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보입니다.
15회 대상작은 소금을 만드는 고된 노동을 지켜온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그를 회고하는 가족의 이야기였으며 신선한 소재와 문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16회 대상작은 부모에 대한 딸의 복합적인 감정을 그려낸 작품으로, 모성이라는 주제의식과 세련된 문장·서사 구조를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두 작품 모두 부모 세대와의 관계, 그 안에 남은 미해결의 감정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소재 자체가 당첨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심사평이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신선한 소재”와 “문장력”입니다. 15회 대상작이 주목받은 이유는 아버지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소금 만들기라는 낯선 노동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Q. 부모님 이야기를 쓰면 유리한가요?
소재보다 중요한 건 디테일입니다. 부모나 조부모가 해온 일 중, 다른 사람은 잘 모르는 구체적인 과정을 먼저 떠올려보세요. “힘들게 일하셨다”가 아니라 실제 도구 이름, 시간, 손의 움직임을 나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감정은 그 디테일을 다 쌓은 뒤, 마지막 문단에서만 살짝 드러내는 구조가 심사평에서 언급된 “세련된 서사”에 가깝습니다. 부모님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핵심은 인물과 그 인물이 해온 구체적인 노동이나 습관이지, 관계의 종류가 아닙니다.
2. 스토리랩북스 — 데이터가 없다는 것 자체가 기회입니다
동서문학상과 정반대로, 스토리랩북스 에세이 공모전은 올해가 사실상 첫 회입니다. 역대 수상작이 없다는 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입니다. 오랜 공모전일수록 “이런 글이 뽑힌다”는 암묵적 관성이 생기지만, 첫 회는 그런 관성 자체가 없습니다. 즉,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고, 정형화되지 않은 글도 눈에 띌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역대 데이터 대신 주최 측이 직접 공고한 심사 방향을 근거로 삼아야 합니다. 주최 측은 따뜻한 시선과 인문학적 깊이가 담긴 글, 쉽게 읽히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장 자체가 사실상의 심사 기준입니다.
이 기준을 실제 작성에 옮기는 법
- “따뜻한 시선”: 사건을 비판하거나 원망하는 톤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태도로 서술합니다.
- “인문학적 깊이”: 한 개인의 경험을 개인사로 끝내지 않고, 인간 보편의 질문(예: 관계, 상실, 성장)으로 확장하는 마지막 문단이 필요합니다.
- “쉽게 읽히면서 마음을 울리는 문장”: 화려한 수사보다, 짧고 명료한 문장 속에 감정을 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응모 장르가 공간·여행, 음식·식문화, 인간관계·심리, 일·커리어로 열려 있으니, 이 중 가장 구체적인 기억을 갖고 있는 한 가지를 고르시면 됩니다. 장르를 먼저 정하고 소재를 찾으려 하지 말고, 반대로 가장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부터 떠올린 뒤 그 장면이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 나중에 분류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어느 곳부터 쓰시겠어요
역사가 쌓인 곳에서 안정적으로 경향을 따라가고 싶다면 동서문학상을, 새로운 판에서 낮은 경쟁률을 노리고 싶다면 스토리랩북스를 추천합니다. 두 곳 모두 응모 형식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동시에 도전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15·16회 동서문학상 수상작 정보는 실제 언론 보도 기준이고, 스토리랩북스는 공식 공고문 문구를 그대로 근거로 삼았습니다. 18회 동서문학상과 이번 스토리랩북스 수상작이 발표되면, 이 분석이 실제로 맞았는지 검증하는 후속 글도 이어서 준비하겠습니다.
📮 어느 공모전에 도전하시겠어요?
동서문학상과 스토리랩북스 중, 혹은 다른 공모전 중 하나를 고른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어울리는 소재를 함께 고민해드립니다.
“질문에 답하면, 한 편의 글이 됩니다.”
더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과 예시 템플릿이 필요하시다면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